경기 여주에 있는 주록마을은 1급수의 맑은 물과 그림 같은 풍경이 유명한 곳이다. 달릴 주(走)와 사슴 록(鹿)으로 이뤄진 마을 이름처럼 과거 사슴이 뛰어놀았을 정도로 자연환경이 좋다.
마을은 천덕봉(635m) 북동쪽에 자리잡고 있고, 마을 대부분이 산림으로 둘러싸여 있다. 여주시 중심부에서 약 23㎞ 떨어져 있다. 이천시 신둔면, 백사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마을의 실개천은 가재와 빙어가 살고 있을 정도로 맑다. 마을 안에는 금사 저수지가 있고 1년 내내 마르지 않는 일급수 청정계곡이 있다. 산기슭에는 다랭이논과 조그만 밭들이 자리 잡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오염되지 않은 계곡과 산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장소”라고 말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산림청이 각각 녹색농촌체험마을, 산촌휴양마을로 지정할 정도로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운영된다. 청정 환경과 체험 프로그램 때문에 단골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봄에는 산나물 캐기와 감조 파종하기, 채소 심기, 모내기, 허브농장 견학 등을 할 수 있다. 여름엔 참외나 수박 등을 수확할 수 있다. 야생화 가꾸기와 표고버섯 재배 체험도 인기다. 가을이 되면 옥수수나 고구마를 수확하는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송편 빚기와 도자기 만들기도 있다. 겨울엔 김장하기, 메주 만들기, 빙어 낚시, 연 만들기, 식혜 만들기 등을 할 수 있다.
특산물도 많다. 쌀과 여주 밤고구마, 참외, 표고버섯 등이 대표적이다. 여주 쌀은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쌀 중 하나다. 이 마을의 고구마는 푸석하지 않고 밤처럼 육질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참외도 인기가 많다. ‘금싸라기 참외’라는 표현을 하는데, 이 말은 주록마을이 있는 여주 금사면에서 유래했다.
둘러볼 만한 곳도 여럿 있다. 최시형 묘소와 원적산 등산로, 안산 숲길트레킹 코스가 대표적이다. 마을에서 조금 움직이면 세종대왕릉을 가볼 수 있다. 자격루, 관천대, 측우기, 혼천의 등 각종 과학기구를 복원해놓았다. 세종대왕의 업적과 관련한 각종 자료와 유물도 전시돼 있다. 이 밖에 각종 불교 관련 전시물이 있는 목아박물관, 명성황후 생가, 당남리섬, 이포보 오토캠핑장, 신륵사 등도 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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